묭쓰네 마음놀이터

셀 반 데어 콜크, 『몸은 기억한다』, [1부] 트라우마의 재발견 
- 3장 뇌 속을 들여다보다: 신경과학의 혁명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들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려고 하면 엄청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신체는 공포와 격렬한 분노, 무기력감을 다시 경험하고 동시에 싸우거나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이러한 감정을 말로 설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을 이해력의 한계로 몰고 가서, 평범한 경험이나 상상할 수 있는 과거를 이야기할 때와 같은 언어 표현을 차단해 버리는 것이 트라우마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p. 87

 

위협을 느끼면 신체에 어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지 지금은 다 밝혀졌지만 뇌 스캔으로는 그 반응들을 모두 파악할 수 없다. 또한 위협을 그냥 부정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몸은 위협 요소를 인지했지만 의식적인 마음은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정서적 뇌가 보내는 메시지를 무시하는 법을 터득하더라도 신체의 경고 신호는 중단되지 않는다. 정서적 뇌의 기능은 그대로 지속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은 근육으로 수축해서 행동을 취하거나 그대로 쓰러져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계속 보낸다. 신체 장기에 발생한 영향은 결국 질병을 일으켜 당사자가 인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수그러들지 않는다. 약물, 마약, 알코올도 견디기 힘든 감각과 기분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 그러나 몸에는 그 상처가 계속 남아 있다. p. 91

 


내 생각은...

경험에 대해 다시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그 경험이 만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트라우마라고 정의된 이 경험은 뇌의 신호가 전압이 너무 높거나 처리할 정보들이 많아서 소위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버퍼링이 심하거나 퓨즈가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고장난 퓨즈처럼 약한 신호에도 입력오류를 발생시켜 처리기능이 고장났다면 키보드의 'ㄱ'을 쓰고 싶지만 'ㄷ'으로 잘못 연결될 수도 있다. 누르지도 않은 ㅛ버튼이 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ㅛ처럼 길게 써진다면 머리 속은 아무래도 작은 자극에 큰 경보음을 보내는 학교의 고장난 소화전과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몸은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가전제품의 퓨즈처럼 입력오류를 반복하더라도 뇌를 갈아끼울 수도 없고 리셋시킬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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